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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미터 대신 ‘작업의 지평선’을 확장한 AI 모델 Agents-A1 본문
35B 모델이 거대 AI를 따라잡는 방법
인공지능 모델의 발전은 오랫동안 하나의 방향으로 설명됐다.
더 많은 데이터를 학습하고, 더 많은 연산을 투입하고, 더 많은 파라미터를 가진 모델을 만든다. 모델이 커질수록 더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 대규모 언어 모델의 기본적인 성장 공식이었다.
그런데 InternScience가 공개한 Agents-A1은 조금 다른 질문을 던진다.
모델의 크기를 계속 키우는 대신, AI가 한 번에 수행할 수 있는 작업의 길이를 늘리면 어떨까?
Agents-A1의 기술 보고서 제목은 이 질문을 그대로 담고 있다.
“Scaling the Horizon, Not the Parameters”
파라미터가 아니라 ‘지평선’을 확장한다는 의미다. 여기서 지평선, 즉 Horizon은 AI가 하나의 목표를 해결하기 위해 계획하고, 검색하고, 도구를 사용하고, 결과를 확인하고, 실패를 수정하는 전체 작업 길이를 뜻한다.
Agents-A1은 총 35B 규모의 Mixture-of-Experts 모델로, 장시간 검색, 엔지니어링, 과학 연구, 복합 지시 이행, 도구 호출에 특화되어 있다. 공식 프로젝트는 최대 256K 컨텍스트와 여섯 가지 에이전트 평가 영역을 제시한다.
Agents-A1은 무엇이 다른가
일반적인 챗봇 모델은 사용자의 질문을 받은 뒤 답변을 생성한다.
질문 → 추론 → 답변
Agents-A1이 목표로 하는 작업은 조금 더 길다.
목표 이해
→ 문제 분해
→ 검색 도구 실행
→ 검색 결과 확인
→ 추가 정보 판단
→ 코드 실행
→ 오류 확인
→ 전략 수정
→ 결과 검증
→ 최종 답변
즉, 좋은 문장을 만드는 것뿐 아니라 여러 단계의 행동을 이어가며 실제 작업을 끝내는 능력을 강화한 모델이다.
공식 프로젝트는 Agents-A1이 복잡한 목표를 실행 가능한 하위 단계로 나누고, 중간 결과에 따라 전략을 수정하며, API·검색 엔진·코드 인터프리터 같은 외부 도구를 호출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한다.
이 차이는 생각보다 크다.
일반 모델이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웹 검색과 데이터 분석이 필요합니다”라고 설명하는 데 그친다면, 에이전트 모델은 검색 도구를 호출하고, 결과를 비교하고, 필요한 계산을 수행한 뒤 최종 결론까지 도달해야 한다.
Agents-A1은 이처럼 오래 이어지는 작업 과정 자체를 학습 대상으로 삼았다.
평균 4만 5천 토큰의 작업 과정을 학습하다
Agents-A1 연구진은 외부 지식, 행동, 관찰 결과, 검증 결과를 연결하는 장기 작업 인프라를 구축했다.
이 인프라에서는 단순한 질문과 정답만 저장하지 않는다.
AI가 어떤 행동을 선택했는지, 도구를 실행한 뒤 무엇을 관찰했는지, 결과가 맞았는지, 다음 행동을 어떻게 수정했는지까지 하나의 궤적으로 만든다. 연구진이 구축한 에이전트 궤적의 평균 길이는 약 45K 토큰이다.
학습은 세 단계로 진행됐다.
첫 번째는 여러 영역의 에이전트 행동을 폭넓게 학습하는 지도 미세조정이다.
두 번째는 검색, 과학, 엔지니어링 등 각 영역에 특화된 교사 모델을 별도로 훈련하는 단계다.
세 번째는 여러 교사 모델의 능력을 하나의 모델로 이전하는 다중 교사 온폴리시 증류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서로 다른 여섯 가지 에이전트 능력을 하나의 35B 모델에 통합했다고 설명한다.
쉽게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검색 전문 교사
과학 연구 전문 교사
엔지니어링 전문 교사
도구 사용 전문 교사
지시 이행 전문 교사
↓
Agents-A1 하나로 통합
모델을 무작정 크게 만드는 대신, 각 분야에서 길고 복잡한 작업을 수행한 경험을 효율적으로 증류한 것이다.
35B 모델이 1조 파라미터급과 경쟁한다는 의미
Agents-A1을 소개하는 문구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표현은 “35B 모델로 1조 파라미터급 성능에 도달했다”는 주장이다.
이 표현은 주의해서 해석해야 한다.
Agents-A1이 모든 영역에서 1조 파라미터급 모델보다 뛰어나다는 뜻은 아니다. 공식 평가표를 보면 특정 장기 작업과 과학 연구, 복합 지시 이행에서 매우 강한 결과를 기록한 반면, 일부 코딩·머신러닝·검색 벤치마크에서는 더 큰 상용 모델보다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공식 모델 카드가 보고한 대표 결과는 다음과 같다.
- SEAL-0: 56.36
- GAIA: 96.04
- BrowseComp: 75.51
- FrontierScience-Olympiad: 79.0
- FrontierScience-Research: 40.0
- IFBench: 80.61
- IFEval: 94.82
특히 SEAL-0, HiPhO, FrontierScience, IFBench 등에서는 비교 대상 대형 모델보다 높은 결과가 보고됐다. 반면 SciCode에서는 Agents-A1이 44.33, GPT-5.5가 56.1이었고, MLE-Lite에서는 Agents-A1이 43.94, GPT-5.5가 72.73이었다. BrowseComp 역시 Agents-A1의 75.51보다 비교 대상 대형 모델들의 점수가 더 높았다.
따라서 정확한 표현은 다음에 가깝다.
Agents-A1은 모든 능력에서 초거대 모델을 대체하는 모델이 아니라, 일부 장기 에이전트 작업에서 훨씬 큰 모델과 경쟁할 수 있는 효율적인 특화 모델이다.
이 점이 Agents-A1의 진짜 의미다.
일반 추론 모델과는 무엇이 다른가
추론 모델은 어려운 수학 문제나 논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부 계산을 길게 수행한다.
문제 → 긴 내부 추론 → 답변
에이전트 모델은 내부 추론과 함께 외부 환경을 활용한다.
문제
→ 계획
→ 도구 호출
→ 결과 관찰
→ 계획 수정
→ 추가 도구 호출
→ 검증
→ 답변
즉, 추론 모델의 중심이 생각의 깊이라면 에이전트 모델의 중심은 생각과 행동의 연결이다.
Agents-A1은 함수 호출과 외부 도구 연동을 기본적으로 지원한다. 공식 실행 예제에서는 검색·코드 실행·API 호출에 사용할 수 있는 도구 호출 파서가 제공되며, SGLang과 vLLM을 통해 OpenAI 호환 API 서버로 실행할 수 있다.
다만 모델 하나를 실행했다고 해서 자동으로 웹 검색이나 파일 수정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Agents-A1은 어떤 도구를 사용할지 판단하는 두뇌에 가깝다. 실제 검색, 브라우저 조작, 터미널 실행, 파일 읽기와 쓰기는 별도의 에이전트 런타임이 담당해야 한다.
Agents-A1
↓ 도구 호출 요청
에이전트 프레임워크
↓
웹 검색·브라우저·Python·터미널·파일 시스템
↓ 실행 결과
Agents-A1
↓ 다음 행동 결정
따라서 Agents-A1의 성능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단순 채팅 UI보다 도구가 연결된 실행 환경이 중요하다.
장문맥 모델과 장기 에이전트 모델은 다르다
Agents-A1은 공식 실행 예제에서 최대 262,144토큰의 컨텍스트 길이를 지원한다. 이미지 입력을 포함하는 멀티모달 모델이며, 텍스트 전용 실행 시에는 비전 인코더를 제외해 KV 캐시 공간을 확보하는 옵션도 제공된다.
그러나 긴 컨텍스트를 지원한다고 해서 반드시 긴 작업을 잘 수행하는 것은 아니다.
긴 문서를 한꺼번에 입력할 수 있는 능력과 여러 단계의 작업 목표를 끝까지 유지하는 능력은 서로 다르다.
일반 장문맥 모델은 긴 자료를 읽을 수 있어도 다음과 같은 문제를 보일 수 있다.
- 이미 조사한 내용을 반복한다.
- 중간에 원래 목표를 잊는다.
- 이전 도구의 오류를 반영하지 못한다.
- 여러 지시 조건 가운데 일부를 놓친다.
- 잘못된 방향으로 진행하면서도 작업을 계속한다.
Agents-A1이 강조하는 것은 단순한 컨텍스트 크기가 아니라, 긴 행동 궤적 안에서 목표·관찰·검증 결과를 유지하는 능력이다.
이것이 논문 제목에서 말하는 Horizon Scaling의 핵심이다.
Agents-A1의 장점
1. 중형 모델로 구현한 강력한 장기 작업 능력
35B급 모델이 일부 장기 검색과 과학 연구 벤치마크에서 훨씬 큰 모델과 경쟁한 것은 의미가 있다.
초거대 모델을 직접 운영하기 어려운 연구소나 기업에도 비교적 현실적인 에이전트 모델 선택지가 생겼기 때문이다.
2. 도구 호출을 전제로 설계된 모델
Agents-A1은 검색, API, 코드 인터프리터, 외부 작업 환경과 연동하는 함수 호출을 지원한다. 단순 질의응답보다 조사·분석·실행을 반복하는 워크플로에 적합하다.
3. 과학·연구형 작업에서 강한 결과
공식 평가에서는 FrontierScience-Research, FrontierScience-Olympiad, HiPhO 같은 과학 연구형 평가에서 강한 성능이 보고됐다. 특히 FrontierScience-Research에서는 비교표에 포함된 대형 모델보다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4. 복잡한 지시 조건을 잘 유지
IFEval과 IFBench에서 높은 점수가 보고됐다. 이는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것보다 출력 형식, 금지 조건, 단계별 요구사항처럼 여러 제약을 동시에 지켜야 하는 작업에서 중요하다.
5. 오픈소스 생태계
모델 가중치와 일부 평가 코드, 기술 보고서가 공개돼 있다. 라이선스는 Apache 2.0이며, Hugging Face Transformers, SGLang, vLLM 형식으로 사용할 수 있다. 공식 모델 카드에는 llama.cpp, Ollama, LM Studio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양자화 모델 탐색 경로도 제공된다.
6. 4B 경량 모델도 제공
InternScience는 2026년 7월 14일 Agents-A1-4B를 공개했다. 공식 결과에서는 4B 모델도 일부 검색·과학·지시 이행 벤치마크에서 비슷한 크기의 기본 모델보다 높은 성능을 기록했다.
35B 모델이 서버나 고성능 워크스테이션용이라면, 4B 모델은 개인용 로컬 에이전트 실험에 더 가까운 선택지다.
Agents-A1의 단점과 주의할 점
1. 모든 분야에서 최고 성능은 아니다
Agents-A1은 장기 검색과 과학 연구, 복합 지시 이행에 강하지만 모든 코딩·엔지니어링 작업에서 최고는 아니다.
공식 평가에서도 SciCode, MLE-Lite, HLE with tools, BrowseComp 등 일부 항목은 대형 프런티어 모델보다 낮았다.
따라서 “35B 모델이 1조 파라미터 모델을 완전히 대체했다”는 식의 해석은 과장에 가깝다.
2. 벤치마크와 실제 업무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
공식 평가는 공개된 에이전트 평가 프레임워크를 통해 일부 재현이 가능하다. 다만 벤치마크 성능이 기업 내부 시스템, 브라우저 자동화, 복잡한 파일 작업, 장시간 코딩 프로젝트에서 동일하게 나타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공식 모델 카드 역시 비교 대상 모델의 기존 보고값과 자체 평가값을 함께 사용했다고 설명한다.
도입 전에는 실제 업무 데이터와 도구 환경을 이용한 별도 검증이 필요하다.
3. 모델만으로는 에이전트가 완성되지 않는다
Agents-A1은 도구를 선택하고 다음 행동을 결정할 수 있지만, 실제 도구 실행 시스템은 별도로 구축해야 한다.
권한 관리, 재시도, 브라우저 상태, 오류 복구, 비용 제한, 사용자 승인, 로그 기록 같은 기능은 에이전트 프레임워크와 애플리케이션이 담당해야 한다.
4. 장기 작업은 비용과 시간이 커진다
긴 작업은 짧은 질문보다 더 많은 토큰과 도구 호출을 사용한다.
컨텍스트가 길어질수록 첫 응답까지 걸리는 시간이 증가하고, 검색과 코드 실행을 반복하면 전체 작업 시간도 길어진다. “더 작은 모델”이 반드시 “더 저렴한 작업”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에이전트가 얼마나 많은 단계를 수행하는지도 전체 비용을 결정한다.
5. 로컬 실행에는 여전히 높은 사양이 필요하다
35B급 모델은 양자화를 사용하더라도 일반 노트북에서 가볍게 실행하는 모델은 아니다.
개인 PC에서는 GGUF나 다른 양자화 버전을 사용하거나, 더 작은 Agents-A1-4B를 선택하는 편이 현실적이다. 원본 모델을 긴 컨텍스트와 비전 기능까지 포함해 서비스하려면 충분한 GPU 메모리와 서빙 환경이 필요하다.
어떤 작업에 적합할까
Agents-A1이 잘 맞을 가능성이 높은 작업은 다음과 같다.
- 여러 웹사이트를 조사하는 심층 리서치
- 논문 검색과 근거 비교
- 코드를 작성하고 실행하고 수정하는 반복 작업
- 과학·공학 분야의 도구 기반 문제 해결
- 여러 제약 조건이 포함된 복잡한 보고서 작성
- API를 연속 호출하는 업무 자동화
- 긴 프로젝트를 단계별로 수행하는 연구 에이전트
- 이미지와 문서를 함께 분석하는 멀티모달 작업
반대로 간단한 번역, 짧은 요약, 일상 대화, 단순 질의응답처럼 한 번의 응답으로 끝나는 작업에서는 Agents-A1의 장점이 크게 드러나지 않을 수 있다.
이런 작업에는 더 작은 4B·7B급 모델이 빠르고 효율적일 수 있다.
Agents-A1이 보여주는 새로운 방향
Agents-A1의 가장 중요한 성과는 특정 벤치마크 점수 하나가 아니다.
이 모델이 보여주는 것은 모델 성능을 키우는 방법이 파라미터 증가만은 아니라는 가능성이다.
앞으로의 AI 경쟁은 다음과 같이 바뀔 수 있다.
더 큰 모델
→ 더 긴 작업을 수행하는 모델
더 많은 지식
→ 지식을 찾고 검증하는 능력
더 좋은 답변
→ 실제 도구를 사용해 일을 끝내는 능력
물론 Agents-A1 하나로 초거대 모델의 시대가 끝난 것은 아니다.
복잡한 코딩, 범용 추론, 창작, 세계 지식, 안정성 등에서는 대형 프런티어 모델이 여전히 강하다. Agents-A1의 공식 결과에서도 영역별 성능 차이가 분명하게 나타난다.
그럼에도 Agents-A1은 중요한 질문을 남긴다.
AI의 능력을 키우기 위해 모델 자체를 계속 크게 만들어야 할까?
아니면 작은 모델이 더 오래 생각하고, 더 많은 도구를 사용하고, 더 긴 작업을 경험하도록 만드는 편이 효과적일까?
Agents-A1은 후자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모델이다.
작은 몸집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모델은 아니다. 하지만 검색하고, 실행하고, 관찰하고, 수정하며 끝까지 작업을 이어가는 능력에서는 기존 중형 오픈 모델보다 한 단계 진화한 방향을 제시한다.
AI가 단순히 답을 생성하는 도구에서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 에이전트로 이동하는 시점에, Agents-A1이 주목받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한 줄 정리
Agents-A1은 파라미터 수를 무작정 늘리는 대신, AI가 계획하고 도구를 사용하며 작업을 이어가는 ‘지평선’을 확장한 35B 오픈 에이전트 모델이다.
모든 분야에서 초거대 모델을 이기는 것은 아니지만, 장기 검색·과학 연구·복합 지시 이행에서는 모델 크기 대비 매우 강한 성능을 보여준다. 앞으로 로컬 AI와 기업용 에이전트가 어떤 방향으로 발전할지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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